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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나무

누촌애(김영수) 2007. 4. 21. 19:15
후박나무(학명 : Machilus Chunbergii)
글·사진 / 정 헌 관(국립산림과학원 유전자원부)
후박나무 전경
석양빛에 반짝이는 후박나무 숲
힘차게 뻗은 줄기
후박나무 열매
일본 목련 나뭇잎

남쪽지방 섬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후박나무는 거대한 크기로 늠름하게 자라는 상록 교목으로 바닷가 마을의 당산목 및 정자목으로 뱃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진도의 첨찰산 숲, 울릉도 사동의 흑비둘기 서식 숲 및 도동의 당산목이 대표적이다.


사람과 사람간에 정이 두텁고 인심이 후한 마을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후박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라도, 경상도를 비롯하여 남쪽의 섬 지방에 주로 분포하는 후박나무는 높이가 20m, 둘레가 6m까지 거대하게 자랄 수 있고 웅장한 수형과 반들반들하게 광택 나는 깨끗한 잎과 새순이 단풍처럼 붉게 물들어 나오는 모습이 너무 특이하면서도 아름답다.
남부지방 겨울산의 해질녘 석양빛을 받아 반짝이는 후박나무 숲은 참으로 보기 좋다. 대표적인 곳이 진도 첨찰산 자락의 천연기념물 107호로 지정된 후박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상록수림인데 조선조 남화의 대가 소치선생이 경지에 이를 만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런 아름다운 숲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본다.
전형적인 해변가 어촌 마을에는 옛날부터 후박나무 노거수 아래에 제당을 짓고 풍어와 어민들의 무사안녕을 비는 곳이 많이 있다. 울릉도 사동의 흑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있는 후박나무 숲이나 도동의 관해정(觀海亭) 뜰에 있는 커다란 후박나무는 어부들의 당산목이 되는데 그것은 장수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단정한 나무 모양과 거대하게 자라는 나무의 크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나무껍질은 후박피(厚朴皮)라 하여 헛배가 부르거나 소화가 잘 안될 때 또는 설사와 구역질이 날 때 달여 먹으면 효험이 크다고 한다.

나무껍질이 회갈색인데 커서 아름드리가 되어도 수피가 갈라지지 않고 깨끗한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특이하며, 원뿔모양의 황록색 꽃이 잎겨드랑에서 나와 핀다. 꽃이 지고나서 그 이듬해 7월경에 붉은빛 대궁에 녹두빛 열매가 달려서 점차로 흑자색으로 변하면서 익는다. 가을에 완전히 익은 열매를 따서 마르기 전에 파종을 해야 발아가 잘 된다.
중부이북지방에서는 흔히 일본 목련나무를 후박나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맞지 않다. 일본 목련을 조경업자들이 일본에서 수입해 오며 잘못 붙여진 이름이 아직도 그렇게 불려지고 있는 것이니까 혼동해서는 안된다.
거대한 크기로 늠름하게 자라는 상록성 교목인 후박나무는 특히 남쪽지방 바닷가 마을에서 당산목으로 또는 정자목으로 뱃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것은 언제나 변함없는 푸르름을 간직하면서도 단정하며 그 거대함이 무기력한 우리들의 능력에 반하여 보이지는 않지만 무엇인가의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