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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계곡 주변의 말채나무는 수피가 그물모양으로 갈라진 진한 흑갈색으로 5월 중순경 하얀꽃이 무리지어 피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운데다 층층나무와 함께 아주 좋은 밀원이기도 하다. 생물산업이 각광 받게 될 미래에는 기능성 벌꿀 생산이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그와 관계되는 연구가 필요하고 전망도 매우 밝은 편이다.
나무모양이 그 나무를 잘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어떤 특징이 있다면 사람들의 사랑을 더 받을 수도 있고 또한 더 많이 심겨지게 마련인데, 말채나무는 그런 나무 중 하나다. 숲의 나무들 중 껍질이 유독 진한 흑갈색인데 두꺼운 조각이 세로로 길게 갈라져서 마치 그물모양을 한다고나 할까? 하여튼 수피가 다른 나무들보다 이상하게 생겨 사람들이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말채나무는 전국 각지의 비교적 습기가 많은 계곡 주변에서 자라는 15m쯤 클 수 있는 낙엽활엽수로서 층층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다. 잎은 넓은 난형인데 서로 대생하며 길이가 5~14cm 정도되고, 거치가 없으며 뒷면은 흰빛이 돌고 털이 나 있다.
말채나무라는 이름은 봄이 되어 한창 물이 오를 때 새로 나온 가느다란 가지가 말채찍으로 쓰기에 적당해서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며, 옛날 어느 무사가 백성들을 위해 용감히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했는데 그 장수가 쓰던 말채찍을 땅에 꽂아 놓았더니 그것이 자란 나무라고 하여 말채나무라고 하였다. 여럿이 모여 살지 않고 혼자 세력을 넓혀가는 생태적 특성이 있는데 가지를 수평으로 넓게 자랄 수 있으니까 동료의 도움 없이 다른 나무를 제압하고 살아갈 수 있어 동족과 경쟁을 하지 않으려는 방책이라고 본다. 층층나무와 모양도 비슷하고 꽃피는 시기나 꽃의 모양도 비슷하다. 다른 점은 층층나무는 말 그대로 가지가 인위적으로 다듬어 놓은 듯한 층을 이루고 잎이 어긋나기로 나오지만 말채나무는 그렇게 정확한 층을 이루지 않고, 잎이 마주보기인 점이 다르다.
5월 중순경에 하얀꽃이 무리지어 피는데 층층나무와 함께 아주 좋은 밀원으로서 그 시기에는 온갖 벌과 나비가 모두 이 나무 꽃으로 모여든다. 특히 벌들은 좋아하는 꽃의 순서가 있는데 층층나무나 말채나무꽃은 아마도 상위에 속하는 것 같다. 바로 옆에 다른 나무가 더 화려한 꽃을 피워도 더 좋아하는 나무의 꽃이 지기 전에는 그곳에 가지 않는다.
이런 벌들의 습성 때문에 차별화된 벌꿀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능성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특용수종이 많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기능성 벌꿀을 생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그와 관계되는 연구가 필요하고 전망도 매우 밝다고 본다. 뉴질랜드의 마누카라는 나무에서 나오는 마누카벌꿀이 FDA에서 약용꿀로 인정 받아 보통꿀에 비해 10배 이상 비싼 것도 식물이 함유하고 있는 물질은 그 식물이 분비하는 꿀에도 틀림없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인 것이다. 미래는 생물산업이 가장 각광 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 중에는 바로 이와 같은 기능성물질이 함유된 식품이나 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클 것이기 때문이다. 말채나무는 나무모양이 아름답고 꽃이 예쁜 것도 좋지만 밀원으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열매는 새들의 먹이가 되고, 목재는 연한 황색인데 나이테가 잘 안 보일 정도로 치밀하여 각종 목재완구를 만드는 데 적격이다. 가을에 익은 종자를 정선하여 노천매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면 발아가 된다. 또한 그해 자란 가지를 잘라서 하절기에 삽목하면 묘목을 생산할 수는 있으나 발근율이 그리 높지는 않다. 모든 생물들은 살아가는 방식이 나름대로 다르다. 나무도 그렇고 동물들도 그리고 사람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생각과 행동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가끔은 깊은 상념에 빠져서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또 내일을 생각하는 여유를 가지고 따스한 봄날을 기다리며 사는 것도 매우 중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