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소나무류(특히 해송, 소나무)에게만 피해를 주어 온 소나무재선충병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잣나무 조림지인 경기도 광주와 강원도 춘천에서 발병 수 그루의 잣나무에 피해가 발생되었다. 이에 잣나무 조림지에서의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역학조사를 실시한바 그 결과를 토대로 발생원인을 분석한 사례를 소개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의 경우 지금까지 소나무류, 특히 해송과 소나무에만 피해를 주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남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 일부 내륙지역인 경북 안동, 대구를 제외한 - 재선충으로 인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잣나무가 소나무재선충에 감수성 수종임에도 불구하고 잣나무림에 피해가 없었던 주요인 중 하나는 잣나무가 내륙 산간 및 중부이북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즉, 지리적으로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 잘 자라는 수종이므로 상대적으로 매개충의 먹이나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될 우려가 적었다. 한편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은 매개충의 비산에 의한 자연적 확산과 피해목 이동(반출, 반입)에 의한 인위적 확산 등 두 요인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적인 확산 즉, 매개충의 비산에 의한 확산은 기존 피해지로부터 거의 1km 이내(년간)이므로 어느 정도 확산추세의 예측이 가능하다. 이는 매개충이 성충으로 우화 탈출하여 건전목을 후식(maturation feeding)하기 위한 원거리가 아닌 단거리 이동에 의한 후식 행동습성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인위적 확산은 이동거리 및 방향이 무제한이기 때문에 피해가 어느 정도 나타나기 전까지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근 경기도와 강원도의 잣나무림에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자연적 확산보다는 인위적 확산에 의한 피해로 추정되어 이 두 지역에 대한 발생 역학조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신규발생지가 생길 때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지자체가 합동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하였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물적 자료를 밝혀낸 것은 소수에 불과하였다. 발생 초기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2~3년 경과 후에는 그때 당시의 반입목재, 목재유통관련 서류 등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추정된다는 결론만 얻었을 뿐이다.
경기도 광주 피해지
■ 발생장소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늑현리·용수리·중대동, 오포읍 문형리 ■ 피해발생지 현황
지리적 조건 - 초월읍 늑현리, 용수리 :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I.C에서 약 1km 떨어진 고속도로변 야산으로 잣나무 인공조림지(약 3ha)이며, 주변은 리기다소나무 및 낙엽송 임지임. - 중대동 : 3번 국도(광주→서울) 옆 잣나무 조림지(약 2ha)로서 피해지에 인접하여 목재가공공장 및 조립식 목조주택 공장이 있음. - 오포읍 문형리 : 광주-용인 간 43번 국도변 잣나무인공조림지(약 3.7ha)로 주변에 공원묘지 및 문중묘지가 조성되어 있음.
피해양상 : 위 지역 공히 도로와 인접한 곳으로 잣나무 조림지 내 군상으로 발생하였음. ■ 발생 역학조사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지를 중심으로 광주시 소재 목재취급 공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15개 등록 업체 중 피해지 인근에는 5개 업체가 소재하고 있었으며, 5개 업체 모두 국내산이 아닌 수입산 원목 또는 참나무류만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발생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피해지 인접 신축건물 공사현장 및 물류운송 회사 내 자재 운반용 파렛트에 대해서도 매개충의 탈출공 및 침입공 흔적을 탐색해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초월읍 늑현리 피해지 양상은 감염초기로 판단되는 피해목부터 고사한지 1~2년 정도 경과된 고사목까지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약 2년 전부터 피해발생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인근 소규모 가구공장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하던 중 가장 유력한 발생원으로 추정되는 10여 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무허가 가구공장이 발견되었다. 이곳에서는 가구 받침목으로 2×2인치 국내산 소나무 각재목을 사용하고 있었다. 무허가 공장이기 때문에 목재 구입처 및 구입시기, 목재 송장 등 일련의 관련서류 등도 구비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현재 타인에게 인계되어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으며, 이전 경영자와는 연락이 두절되어 더 이상의 탐문조사뿐만 아니라 최소 2년 전 발생지이기 때문에 그 당시의 자료를 획득하기가 불가능하였다. 또 다른 발생원으로 추정되는 신축 문중제실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기둥 및 대들보에서 매개충의 탈출공이 일부 발견되어 매개충 침입목 반입에 의한 확산으로 추정된다(목재 반입처가 재선충병 미발생지이고, 반입시기와 피해발생시기가 불일치되어 보다 더 정확한 재조사가 요구되었다). 소규모 초기 감염지역인 초월읍 용수리, 선동리는 늑현리와 인접지역으로(200~300m) 자연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대동 피해지는 늑현리보다 약간 늦게 피해를 받은 지역으로 피해지에 인접하여 목조주택 조립공장, 종합물류창고 및 건물신축 자재 운반용 파렛트 상당수가 방치되고 있어 발생여건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지역이었다. 이 지역의 피해발생 유력 요인으로는 피해지로부터 약 100m 이내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 신축용 목재반입이 꼽혔다. 이 사찰의 기둥과 대들보에서 매개충의 탈출공 흔적이 다수 발견되었다. 오포읍 문형리 피해지는 피해 양상을 보아 가장 최근에 발생한 임지로 추정되는데, 이 지역 역시 광주-용인 간 국도 인접지역으로 기 발생지인 늑현리와 중대동과는 약 10km 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매개충의 비산거리를 감안해 볼 때 자연확산이라기보다는 인위적인 확산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즉, 피해지 주변으로 공원묘지 및 문중묘지가 조성되어 있었으며, 이는 묘지 조성용 석물 반입시 포장재 또는 파렛트 유입에 의한 확산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묘지 조성용 석물은 국산 석재를 이용하지 않고 대부분 중국에서 제작된 완제품을 수입하여 이용하기 때문이다. 추후 이러한 석물 수입시 포장재나 파렛트에 대한 재선충 감염여부가 철저히 조사되어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강원도 춘천 피해지
■ 발생장소 :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원창리 ■ 피해발생지 현황
지리적 조건 - 국도 5호선(춘천-홍천) 인접지 야산으로 잣나무 조림지역이며, 주변 임상은 잣나무+소나무+낙엽송의 혼효림. - 발생지 주변으로 찜질방, 목장, 신축 사찰 건축물 등이 있어 목재 유입이 있었던 지역임. ■ 발생 역학조사 고사목 상태 및 목재 연륜분석에 의한 감염시기를 조사한 결과 2004년에 감염되어 2005년부터 고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에 대한 발생 역학조사를 위한 기본 자료를 얻고자 목재 취급공장 현황을 파악해 보았지만 발생원인과는 무관하여 제외시켰다. 즉, 발생지와의 거리, 피해지 인접지역으로의 목재 공급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다른 관점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하였다. 먼저 2004년 5번 국도 확장공사시 사방시설용 거푸집을 이용한 것에 대한 탐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해시 소재 모 건설회사에서 시공하였으나 현재 폐업한 상태라 더 이상의 조사는 불가능하였다. 또한 피해지 인접 사찰에 대한 신축시기를 조사해 본 결과 1998년 대웅전을 준공하였으므로 피해시기와 불일치하였다. 유입 경로가 가장 유력시되는 목조주택(찜질방)은 재선충병 피해지로부터 100m 이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2004년 겨울에 공사를 시작하여 2005년 봄에 완공되었는데, 이 목조건물 기둥(소나무)에서 매개충 침입공 및 탈출공이 확인되었다. 또한 찜질방 화목용으로 반입한 목재에서도 매개충 가해흔적이 다수 발견되었다. 따라서 건물주에게 목재 반입처 및 시기에 대하여 탐문 조사해 보았지만 구술로만 답변할 뿐(강원도산 리기다소나무로 건물 신축) 그에 대한 관련 서류가 없었기 때문에 가장 유력시되지만 이것 역시 더 이상의 조사는 불가능하였다. 이상으로 소나무재선충병 신규발생지역인 경기도 광주와 강원도 춘천에 대하여 역학조사를 실시하였지만 다른 신규발생지역과 같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였다. 사법권의 부재 및 탐문조사의 한계(주민, 관계자 문답 방식)로 인해 추가 정보 획득이 어려웠으며, 잣나무에 대한 소나무재선충병 진행경과의 판단근거가 불명확하였다. 또한 최초 유입시기부터 이미 2~3년이 경과하였기 때문에 그때 당시의 증거를 찾기란 불가능하였으므로 앞으로 철저하고 정확한 예찰에 의한 조기발견이 최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만 정확한 역학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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